부작용이 생기는 세 번째 이유였던 '상담 실장'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보자. 지난 게시글에서 상담 실장이 환자의 시술·수술에 대해 상담할 자격이 전혀 없는 이유를 알아봤는데 그 외에도 상담 실장의 단점은 많다.
우선 대부분의 상담 실장이 의사와의 상담보다 더 많은 수술과 시술을 요구한다. 이것을 소위 '끼워 팔기'라고 하는데 만약에 어떤 환자가 코 수술을 상담받으러 오면
- "코 수술의 가격은 이렇고 오늘 예약금 걸어주시면 얼마까지 추가 할인받으실 수 있어요~ 그리고 여기 여기 필러(또는 보톡스, 피부 시술 등)도 하시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코 수술하시니까 필러(또는 보톡스, 피부 시술 등)는 원장님한테 말씀드려서 얼마까지 해드릴게요~"
등의 방법으로 추가적인 수술과 시술 요구를 굉장히 많이 한다.
물론 상담 실장마다 영업 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에 고객을 현혹하는 멘트가 다를 수도 있고 '수술 상담에 수술을 끼워' 팔 수도 있으며 '시술 상담에 시술을 끼워서' 팔 수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고객들이 이런 말에 현혹될 수밖에 없다. 왜 그럴까?
예뻐지기 위해 이미 500만 원이라는 큰돈을 투자하는 환자에게 "50만 원만 추가하면 훨씬 더 예뻐질 수 있다."라고 유혹한다면 50만 원을 더 쓰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 대부분이 선뜻 50만 원을 지불할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끼워 판 50만 원짜리 시술이 사실 500만 원짜리 수술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본인에게 전혀 필요가 없는 시술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담 실장들은 왜 이렇게 끼워 팔기로 하나라도 더 팔려고 할까? 월급을 받기 때문에 단지 병원의 매출을 올려주기 위해서?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상담 실장의 수익 구조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는데 빠르게 확인해 보자.
'상담 실장의 수익 구조는 병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비슷하거나 동일한 방식'이며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재 상담 실장인 내 지인의 수익 정보를 기반하여 설명하겠다.
상담 실장의 수익 구조
상담 실장은 경력에 따라 기본 급여가 먼저 정해지는데 내 지인의 기본 급여는 250만 원이다. 이것도 나름 오랜 경력이 있어서 250만 원의 기본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이고 경력이 얼마 없거나 완전 처음인 경우는 100만 원 후반부터 시작하거나 100만 원 중반까지도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기본 급여에 더해서 본인이 창출한 매출 액에 따라 추가 인센티브를 받는다. 예를 들면 기본급 250만 원 + 본인 매출 액 2% 대충 이런 방식이다. 이 기준으로 계산을 했을 때 나의 고객들의 이번 달 시술, 수술 총금액이 5,00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5,000만 원의 2%면 100만 원, 기본급 250 + 100 = 총 350만 원이 이번 달 급여가 된다.
인센티브도 측정도 병원마다 전부 달라서 [기본급 150에 인센 5%]로 할 수도 있고 [기본급 100에 인센 4%]로 하는 곳도 있다.
이렇게 '고객의 매출이 곧 나의 수입'이 되기 때문에 환자가 하나라도 더 하도록 열정적인 것이다. 이런 현상은 병원 규모가 클수록 더 심하게 나타나는데 상담 실장들 사이에서도 매출 순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상담 실장 수가 많은 대형 병원에서 더욱 심하다.
그 외에도 상담 실장이 있다면 시술·수술 가격은 단 1원이라도 무조건 증가하게 된다. 유통과정이 추가되면 상품 금액이 무조건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랑 동일하다. 쉽게 생각해서 원가가 500원인 볼펜을 공장에서 구입하면 600원에 살 수 있지만 유통을 거쳐 편의점에서 사게 되면 1,000원인 것과 같다. 편의점으로 납품을 하는 회사와 편의점 회사, 편의점 업주도 수익을 얻어야 하니 당연한 것이다.
이처럼 상담 실장도 하나의 유통 과정과 동일하다. 병원에선 적지 않은 기본 급여도 줘야 하고 시술·수술 금액에서 1~5%의 수익도 줘야 되기 때문에 병원 서비스를 포함한 시술·수술 가격이 무조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다음 이유는 굉장히 당연한 건데 상담 실장은 '아무런 권한이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오늘은 그중 일부만 다뤄보자. 우선 내가 하고 있는 많은 뷰티 관련 업무들 중에 한 가지는 성형 수술 피해로 병원과 의료 분쟁 중인 사람들을 만나고 돕는 것이다.
그중 대부분은 성형 수술조차도 힘들게 돈을 마련해서 했기에 변호사를 선임할 여력이 안 되는 분들이 대다수인데 나는 이런 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하셔야 하는지, 도움드릴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내가 아는 선에서 도움을 드리고 법원에 제출할 증거 자료들과 서류 작성들을 도와드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김없이 나오는 문제의 원인이 바로 상담 실장이다. 한 가지 사례를 예로 들어 보자.
'A 씨'는 수술에 대해 상담하던 중 상담 실장에게 물었다.
- "혹시 수술이 잘 안 되거나 부작용이 생길 확률이 있을까요?"
A 씨의 질문에 '상담 실장'이 대답했다.
- "수술이 끝나면 1주(또는 2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환자분 상태를 계속 확인해서 혹시라도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문제가 생기면 재수술을 해드릴 거예요~ 저희 원장님한테 하신 분들 중에는 그런 분들이 거의 없기는 하지만 진짜 가끔 있어도 마음에 들 때까지 재수술해서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해 주시는 분이세요."
그렇게 상담은 끝이 났고 책임감 있는 상담 실장의 대답에 A 씨는 예약금을 걸고 수술 날짜를 잡았다.
어느덧 수술 날이 되었고 무사히 수술을 끝낸 A 씨는 집으로 돌아와 회복하며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수술 부위에 심한 통증을 느꼈고 확인해 보니 수술 부위의 모양도 굉장히 이상했다. 수술이 잘못되었음을 느낀 A 씨는 서둘러 해당 병원을 찾았고 "통증이 심하고 모양도 이상한 것 같다."라며 해당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이에 담당 의사는 "수술은 잘 되었으며 내가 볼 땐 전혀 이상이 없다. A 씨가 너무 조바심이 있으신 것 같으니 처방해주는 약을 꾸준히 잘 사용하시면서 기다려라."라고 답변하였다.
A 씨는 이상했지만 어쩔 수 없이 처방받은 약들을 꾸준히 먹고 바르며 회복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더 심해졌고 부기가 빠질수록 모양이 이상함을 더욱 또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A 씨는 상담 실장에게 연락하여 해당 사실을 알렸고 불안함을 호소하며 담당 의사의 진료를 요청했다.
하지만 상담 실장은 "의사 선생님께서 A 씨의 수술은 잘 되었으니 6개월 뒤에 내원하라고 하신다. 수술 부위에 통증이 있다면 근처에 있는 동네 병원에서 치료받으시면 된다."라고 답변했다.
이처럼 "수술이 끝나면 1~2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할 것이다."라는 수술 전 상담 내용과는 전혀 다른 대처에 황당한 A 씨는 해당 병원을 찾아갔다.
병원을 찾은 A 씨는 상담 실장에게 '수술 후의 대처가 수술 전 상담 내용과 전혀 다름을 호소'했고 통증과 수술 부위의 모양이 이상함을 설명하며 의사를 만나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상담 실장은 "원장님은 현재 수술이 많으시고 바쁘셔서 만날 수 없다."라며 진료를 거부했고 A 씨가 계속해서 억울함을 호소하자 "다른 환자분들도 계신데 자꾸 이러시면 업무 방해로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다."라며 겁을 주었다.
이에 A 씨는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왔고 다음 날부터 동네에 있는 집 근처의 병원에서 통증을 치료했다. 타 병원 치료로 통증은 어느 정도 해결되었지만 수술 부위의 모양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술 전보다 더욱 이상하게 변했다.
시간이 흘러 6개월이 지났고 A 씨는 해당 병원을 찾아 다음 두 가지 이유로 재수술을 요청했다.
- 수술 부위의 모습이 수술 전보다 더 이상한 점
- 수술로 인해 심한 흉터가 생긴 점
담당 의사와의 면담이 끝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A 씨에게 상담 실장이 다가왔고 재수술을 해드리겠다는 말과 함께 '재수술 비용'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재수술 비용 설명에 당황한 A 씨는 상담 실장에게 "수술에 문제가 생기거나 수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재수술을 해주겠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라며 수술 전 상담 내용을 호소했지만 상담 실장은 "재수술은 해드리지만 재수술 비용은 지불하셔야 한다."라며 수술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당당하게 재수술 비용을 요구했다.
이처럼 아무리 상담 실장이 "수술이 끝나면 주에 1회씩 꼼꼼하게 살펴주겠다."라고 하거나 "수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마든지 재수술을 해주겠다."라며 좋은 제안을 해도 결국 의사가 해주지 않으면 그만이다. 실제 A씨도 수술 전 상담 내용을 설명하며 의사에게 항의했지만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라며 담당 의사는 책임을 회피했다.
결국 A 씨는 재수술을 받지 못했고 해당 병원에 수술 비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으며 지금도 병원과 의료 분쟁을 하며 싸우고 있다.
지금 보여드린 내용은 상담 실장 문제의 극히 일부분이며 이 외에도 상담 실장으로 인한 피해 사례는 굉장히 많다. '상담 실장은 아무런 권한이 없으며 본인의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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